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화양연화 (2000)
In the Mood for Love
장르 - 드라마 ,멜로
감독 / 각본 - 왕가위
출연 - 양조위, 장만옥 외
음악 - 마이크 갈라소, 우메바야시 시게루
수상 - 53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최우수예술성취상), 20회 홍콩금상장영화제(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메이크업상), 66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촬영상, 촬영상, 외국영화상), 36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촬영상, 외국어영화상) 외
2000년 개봉 홍콩 영화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2위
영화의 제목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의미
감독 왕가위의 미장센이 굉장히 절제된 형태로 구현된 영화
시놉시스
'난처한 순간이다.
여자는 수줍게 고개를 숙인 채 남자에게 다가올 기회를 주지만,
남자는 다가설 용기가 없고 여자는 뒤돌아선 후 떠난다.'
1962년 홍콩의 한 아파트에 무역회사의 비서로 일하는 소려진(장만옥)과 그녀의 남편, 신문사의 편집 기자로 일하는 주모운(양조위)와 그의 아내가 동시에 이사를 옵니다. 소려진의 남편은 사업차 일본 출장이 잦고, 주모운의 아내는 호텔에서 일하며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습니다. 퇴근 후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소려진과 주모운은 국수 가게로 가는 길목에서 자주 부딪히며 이웃으로서 가까워집니다. 소려진 남편의 출장은 점점 잦고 길어지며, 주모운은 아내가 일하는 호텔에 들르지만 야근한다고 했던 그녀는 일찍 퇴근하고 없습니다. 조금씩 이상함을 느끼던 주모운과 소려진은 카페에서 만나 소려진이 자신의 아내와 같은 핸드백을 가지고 있으며, 주모운이 자신의 남편과 같은 넥타이를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자신들의 배우자가 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며 감정적 유대감을 쌓아갑니다. 소려진의 남편과 주모운의 아내는 지속적으로 내연 관계를 이어나가고, 점점 심해지는 배우자들의 거짓말들로 소려진과 주모운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집니다. 주모운은 오랜 꿈이었던 무협 소설 집필을 시작하고 평소 무협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던 소려진에게 같이해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주변인들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 호텔의 2046호 실에서 함께 집필하며 둘의 사이는 더욱 가까워집니다. 그럴수록 소려진은 남편을 떠나지 못하고 슬픔에 잠기고 주모운은 그런 그녀를 위로하며 어느덧 서로 사랑의 감정을 느낍니다.
매일 늦은 귀가를 하자 집 주인인 손부인은 소려진에게 일종의 충고를 하고 소려진은 주모운에게 한동안 보지 않을 것을 전합니다.
자신들은 외도를 하는 배우자들과는 다르다고 말해왔으나 깊은 사랑이 느껴짐에 주모운은 친구가 일하고 있는 싱가포르로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들은 다가올 이별의 순간을 대비하기 위하여 이별 연습을 하다가 눈물을 흘리며 서로 끌어안습니다. 그러나 끝내 서로 붙잡지 못합니다. 1963년 싱가포르, 소려진은 주모운의 빈집으로 찾아오고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둘은 끝내 만나지 않고 헤어지게 됩니다. 친구와 밥을 먹던 주모운이 이야기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을 때 어떻게 했는지 알아?
산에 가서 나무에 구멍을 낸 다음 거기다 비밀을 털어놓고 진흙으로 막았대.
그럼 비밀은 영원히 그 나무에 갇히고 아무도 모르는 거야."
196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주모운은 벽에 난 구멍에 대고 무언가를 이야기합니다. 그 후 풀을 뽑아 구멍을 메운 뒤 떠납니다.
"지나간 세월은 먼지 쌓인 유리창처럼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 없기에 그는 여전히 지난 세월을 그리워한다.
만약 그가 먼지 쌓인 유리창을 깰 수 있다면 지나 간 세월의 그때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음악
영화 제목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시절을 은유하는 말입니다. 1930~40년 상해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가수 저우쉬안의 동명 곡에서 제목을 차용했습니다. 극 중 중요하게 여러 번 사용된 'Yumeji's theme'는 1991년작 일본 영화 '유메지'의 주제곡으로 왕가위 감독이 재사용한 것입니다. 영화 후반부에 사용 된 냇 킹 콜 버전의 'Quizas, Quizas, Quizas' 또한 영화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킵니다.
총평 - 색(色)의 향연 미장센의 대가 왕가위 감독
극중 장만옥의 즐겨 입는 여러 벌의 치파오는 왕가위 감독의 영상 색채와 어우러져 색(色)이 주는 아름다움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또한 폭발적 감정의 드러냄을 최소화하고 주인공들의 심적 고통을 내면화하여 심각하고 진지하지만, 그들의 진실한 마음이 잘 느껴지게 합니다.
끊임없이 언급되는 미장센은 감독이 배우의 연기나 대사가 아닌 장면 그 자체로 들려주는 이야기에 엄청남 힘이 있음을 말해줍니다.
왕가위 감독의 전작 '아비정전'과 이후 작 '2046', 이 세 영화는 동일한 세계관 속에 진행되는 하나의 시리즈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그중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필자는 '아름다움의 향연'이라는 표현이 가장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음악과 어우러진 색의 향연.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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